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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섭교수]조선일보 칼럼 "빨간 불 켜진 충무로" 게재
글쓴이
담당자 behavior@dcu.ac.kr)
작성일
2006.06.29
조회
955
게시글 본문
[일    시] 2006년 6월 13일

[내    용] 조선일보 칼럼 "빨간 불 켜진 충무로" 게재

기사 전문-   빨간 불 켜진 충무로 
한국 영화계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CGV의 5월 영화산업 분석자료에 따르면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1%가 증가했고,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 떨어진 33.9%(서울 기준)를 기록했다. 그런가 하면 ‘미션 임파서블 3’와 ‘다빈치 코드’에 이어 ‘포세이돈’마저 서울 96개 스크린에서 11만6100명을 모으며 2주 연속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동시에 외면을 받은 해양 재난 블록버스터조차 한국에서는 개봉일 최다 관객을 기록한 것이다. 
물론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가 워낙 강력하고, 톰 크루즈와 톰 행크스 ‘두 톰 아저씨’의 스타 파워가 워낙 대단하다는 분석도 일각에는 비등하다. 그러나 한때 이 땅에서는 ‘타이타닉’보다 ‘쉬리’에 관객들이 몰렸고, 불과 4년 전만 해도 ‘미션 임파서블 2’를 제치고 ‘공동 경비구역 JSA’가 흥행 신기록을 세우던 때도 있었다. 
문제는 ‘가족의 탄생’이나 ‘호로비츠를 위하여’ ‘도마뱀’ 같은 작품들이 그 만듦새만 따지자면 그리 흠잡을 것도 없는 한국영화라는 점이다. 게다가 이들은 한결같이 이제까지 그 이름만으로도 표를 구매하게 하는, 티켓 파워가 있는 스타들을 내세웠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강혜정·조승우 커플을 내세운 ‘도마뱀’이나 권상우·김하늘 투 톱의 ‘청춘만화’, 전지현·정우성이 해외까지 가서 촬영한 ‘데이지’, 차승원 주연의 ‘국경의 남쪽’은 모두 흥행에 참패했다. 
대체 왜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 일단 이 월드컵의 폭풍 속에서 어떤 영화가 살아남았는지 살펴보면 더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비수기인 4월달에 ‘달콤, 살벌한 연인’은 전국 관객 200만을 넘겼고, 월드컵과 블록버스터의 빗발치는 물량공세에도 류승완 감독의 액션물 ‘짝패’는 100만을 넘어섰다. ‘달콤, 살벌한 연인’은 한국영화에서는 드문 로맨틱 코미디와 스릴러의 혼성 모방 장르로 관객들로 하여금 ‘색다르다’는 평을 이끌어냈고, ‘짝패’는 느물거리는 충청도 사투리에 버무린 류승완 감독 특유의 한국적 액션이 생동하는 주먹물의 진가를 보여준다. 여기에 ‘왕의 남자’의 동성애로 후끈 달아올랐던 한국 영화계를 생각하면 정황은 더욱 분명해진다. 
즉 ‘신파와 코미디’ 같은 전통적인 한국적 정서를 답습하는 영화와 연기 변신 없는 스타 시스템보다 관객들은 재치 있고, 파격적이고, 기존의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뭔가 다른 색깔’의 한국 영화에 분명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 영화는 ‘말아톤’과 ‘레인맨’을 섞은 것 같은 ‘기봉이’ ‘대출이’ ‘필두’가 난무하는 멜로와 코미디를 연속해서 내놓는다. 한마디로 1960년대 한국 영화 전성기 이후 모처럼 만에 연간 제작편수 100편을 넘긴 충무로가 너무 쉽게, 너무 한국 관객들을 만만히 보는 그저 그런 기획 영화를 쏟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파이는 커졌지만 색깔과 개성이 부족한 한국 영화 시장은 7월부터 시작되는 스크린 쿼터 시행과 맞물리면서 일시적으로나마 관객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쏠리는 현상을 자초한 셈이 되었다. 7월이 되면 ‘괴물’과 ‘한반도’라는 초유의 블록버스터가 다시 한국 관객들을 빼앗아 올지 모르겠지만, 몇몇 화제작 외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한 한국 영화계, 이즈음에서 한 번쯤은 멈춰 서서 뒤돌아봐야 할 시점은 아닌가 싶다. 
                                                                                             심영섭 · 영화평론가 · 대구 사이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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